Contents

아카이브

생생 리뷰

선흘볍씨마을협동조합-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 단체소개
No.
47
글쓴이
JFAC
작성일
2021-12-09 21:12:02
조회수
1,167

선흘볍씨마을협동조합

 

자주적. 자립적. 자치적인 조합활동을 통하여 ‘생명이 소중한 세상, 생명이 자유로운 세상’을 이루기 위해 주거 및 생활공동체 형성과 청년들을 지구시민으로 육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다양한 문화예술활동을 통해 마을살이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활동장르 : 문화, 예술, 교육
주소 : 제주도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2647-1
대표자: 홍기주
담당자: 최소연 010-5171-1172 drawingm@daum.net



Q – 다양한 활동 중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이 있으세요?

A - 재난학교가 기억납니다. 참가자들이 자신의 재난을 주제로 2개의 스튜디오 형태인 드로잉스튜디오와 재난스튜디오를 만들었습니다. 드로잉스튜디오는 매주 정기적인 시간에 여럿이 함께 그림을 그렸습니다. 특별한 점이 있다면 지역사회의 삼촌들을 초대해 그림모델이라는 역할을 드렸는데, 그 역할을 의미있게 여기시며 재미있게 잘 해내 주셨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 다양한 제스처를 보여주셔서 움직이는 동작드로잉을 여러 겹으로 그렸던 기억이 납니다.
 
Q – 재난스튜디오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세요.

A - 재난스튜디오에서는 10대들이 각자의 재난주제를 정하고 16개의 재난공방을 꾸려 전시와 포럼의 형태로 발표했습니다. 한 마디로 마을 곳곳이 스튜디오가 된 셈이에요. 여기서 재난이란 일상 속에서 거듭되는 사소하지만 중요한 문제들도 포함합니다. 가령 아르바이트 현장에서의 갈등, 외모문제, 실패 경험담 등 자신이 겪고 있는 어려움과 사회적 갈등을 말하고 이를 예술작업화 함으로서 예술로 내용을 발산하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Q – 마을이 스튜디오가 되었다니 어떤 모습일지 궁금합니다.

A - 할머니의 집이 재난스튜디오로 사용되었는데 할머니라는 비빌언덕 곁에서 재난주제들이 포용력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고령화사회 가장 큰 재난 주제인 외로움이나 고독, 자살 등의 재난주제들은 마을 할머니들의 집이나 빈 공간에서 재난공방의 형태로 꾸려졌습니다.
그리고 <목탄삼춘과 16개의 재난공방>이라는 제목으로 오픈스튜디오 형태의 전시와 포럼을 열었습니다. 재난당사자가 재난공방에 대해 발제하면서 스튜디오로 표현한 재난의 현장이 다양한 울림을 낳았습니다. 방문자들은 문제해결의 방법을 함께 찾으려는 태도를 보이거나 공감을 표현함으로서 소통할 수 있었습니다.
 
Q – 올해 진행했던 지역 특성화 <할머니의 예술창고>는 어떻게 기획 되었나요?

A – 2019년에 선흘지역에서 시도해보았던 재난학교는 예술작업을 통해 마을과 동시대의 난제가 적절하게 융화되었던 것 자체로 의미 있는 활동 이었습니다. 이 재난학교를 기반으로 <할머니의 예술창고>가 기획되었습니다.
마을이 고령화되고 어르신들이 돌아가시거나 빈집들이 늘어나고 유휴창고 공간이 많아지면서 ‘재난학교 같은 프로그램이 마을을 활성화 시키고 예술적인 방향으로 변화를 가져오지 않을까’라는 구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속한 마을에 대한 연구는 앞으로 살아가게 되면서 지속하게 될 활동이자 여성의 삶에 대한 기록의 의미도 있어서 할머니의 예술창고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선흘에는 방치해둔 창고가 많아서 눈길이 갔고 마음이 쓰여서 내부에서 뭐라도 해보려는 움직임이었습니다. 버려진 창고 공간을 예술공간으로 재탄생시켜보자고 구상했어요. 사적인 창고를 할머니의 예술창고, 즉 예술교육을 위한 공유 공간으로 재구성하면 어떨까하는 장소성에 주목한거죠.
 
Q – <할머니의 창고>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으셨는지요?

A – 80대 할머니들과 청소년들의 세대교감이 이루어진 것이 매우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해요. 할머니들의 창고에 관해 많은 질문이 오고갔고 이 질문에 답변을 하는 할머니들의 모습에서 큰 감동을 받았어요.
창고는 하나의 상징입니다. 그간 해 오신 일과 이야기가 온전히 보관되어 있어서 그것을 다른 생산물인 그림으로 기록하는 그림창고이기도 합니다. 특히 할머니의 창고는 여성으로서의 삶과 지역공동체의 역사가 겹치는 지점이 있어서 매우 흥미로웠고, 전시를 통해 할머니들이 살아온 환경과 시대가 자연스럽게 세상에 발표되었기에 귀중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할머니들은 자기 삶의 이야기의 주체자이자 문화생산자로서 자존감도 가질 수 있게 다른 프로그램도 구성해보고 있습니다.
상반기 연구 작업이 그림을 통한 할머니창고의 기록 작업이었다면, 하반기는 사진이나 공예 워크숍을 통해 할머니 스스로 미감을 찾는 작업을 시도해 본 것에 가깝습니다. 그림이나, 사진, 공예 같은 작업은 미술의 한 분야면서 예술의 한 장르에 속합니다. 그만큼 시간이 걸리고 수련이 필요한 작업이어서 할머니 세대와 교감할 수 있는지 시도해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 그림(예술)이라는 매개체를 사용한 이유가 있을까요?


A - 저희는 그림을 도구로 할머니를 연구하고 있어요. 할머니들은 그림을 그리거나 예술행위를 하면서 잃어버렸던 기억을 호출하는 것 같아요. 글을 잘 모르시는 분들도 있어서 글이 긴 텍스트를 안 좋아하신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림이나 사진, 공예작업들은 눈으로도 보면 누구나 이해 가능한 형태여서 할머니들의 공감을 샀던 것 같아요. 할머니에게 그림은 글자를 대체할 새로운 시각 언어이자 소통의 도구고 대화를 나누는 매체예요. 그려놓은 그림을 보고 저마다 사연들을 이야기하면서 대화가 꼬리를 물기도 해요.
 
Q – 현재는 어떤 작업을 하고 있나요?

A - 할머니집을 참새 방앗간처럼 수시로 드나들면서 일상을 나누고, 느슨하고 헐렁한 관계를 맺고 있어요. 스튜디오를 모니터링하면서 저희는 할머니의 창고를 통해 지나간 역사를 배우고, 할머니들은 자신의 창고에 대한 기억을 나누고 창고의 가능성을 생각해보는 과정입니다. 할머니 창고는 예술교육장이자 온갖 매력이 있는 이상한 공간이에요.
 
Q – 단체의 강점은 무엇이라 생각하세요?

A - 첫 번째 강점은 지역사회에 살면서 우리가 속한 마을을 연구한다는 점입니다. 선흘마을에서 볍씨학교가 오랫동안 제주학사를 운영하면서 청소년교육을 해오고 있고, 마을 어르신들이 그간 지켜보시면서 여러모로 지원해주고 함께 돌봐주셨기 때문에 관계가 잘 형성되어 있습니다.
두 번째는 연구진으로 참여한 소셜뮤지엄* 멤버들이 이 관계망 위에 예술적 프로그램을 구상해서 세 개의 스튜디오를 운영하기 때문에 예술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소셜뮤지엄 : 도시문화를 일상의 예술로 재창조하여 세대를 잇고 함께 공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참여형 예술스튜디오 개설, 예술 콘텐츠 개발 및 제작, 출판 사업을 하는 네트워크 형태의 예술 공동체.
 
Q – 앞으로의 계획도 들려주세요.

A - 올해는 파일럿 형태로 세 개의 스튜디오를 시작해보고 기록했는데요. 할머니창고의 의미와 가치를 전시를 통해 소개하고 연구결과물을 엮어 내용을 공유할 예정입니다.
할머니의 창고가 제주 지역의 특수성을 바탕으로 제주의 콘텐츠가 될 수 있다면 잘 살려내야 한다고 봐요. 할머니의 창고가 예술교육 현장이자 작업실로 거듭날 수 있을지 이에 필요한 지속가능한 예산은 어떻게 조달할 수 있을지 지혜를 모으려고 합니다. 한 개의 창고를 변화시키려고 해도 많은 수고와 예산이 필요한데 마을에 이런 창고가 너무나 많고 단발로 진행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아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할머니창고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기사 작성자 : 이은화